언론 보도

국립문학관을 위한 제언- 문학관, 권역별 거점 두고 중앙,지역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 경향신문 (2017.11.20(월))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18-08-23 11: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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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국립문학관을 위한 제언]


문학관, 권역별 거점 두고 중앙·지역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김향미·백승찬 기자 sokhm@kyunghyang.com
 입력 : 2017.11.20 21:34:01수정 : 2017.11.20. 21:36:54 /경향신문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1202134015&code=960205#csidxca385395d19272f84c32d912fb0e765



한국문학계의 ‘숙원사업’이던 국립한국문학관의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부지(용산)와 예산 규모(450억원)만 잠정적으로 정해졌을 뿐 문학관 안에 무엇을 넣고 뺄지는 미지수다. 문학계 인사 10명이 국립한국문학관의 방향성, 나아가 한국문학의 진흥을 위해 제언했다. 아울러 문학관 설립에 관한 논란, 근 10년 사이 급격히 늘어난 전국 문학관 현황과 해외 문학관 운영 사례 등도 살폈다.


독일 등 역사가 100년이 넘는 해외 문학관에 비하면 한국 문학관의 역사는 길지 않은 편이다. 2000년대 들어 짧은 기간 양적으로 팽창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올해 3월 기준 ‘지역 공·사립 문학관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문학관은 106개(공립 66개, 사립 40개)다. 최근 경기 광명에 개관한 기형도문학관이나 개관을 앞둔 조정래가족문학관(전남 고흥군), 수원에서 건립 예정인 고은문학관 등을 고려하면 수년 안에 110개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근대적 개념의 문학관으로서 가장 오래된 곳은 1981년 서울 성북동 심우장에 들어선 만해기념관이다. 만해 한용운 선생(1879~1944)을 기리는 기념관으로 문학인으로서 만해 선생의 자료를 수집·연구하는 역할을 했다. 만해기념관은 1998년 남한산성으로 옮겨 재개관했다. 문학 자료를 종합적으로 수집·전시한 첫 시설은 1990년 문을 연 삼성출판박물관(서울 종로구)이다. ‘문학관’이라는 이름이 처음 붙은 곳은 1991년 목포 옛 시립도서관에 들어선 박화성문학관이다. 1992년 부산에서 문을 연 추리문학관을 현재적 의미의 국내 첫 문학관으로 보기도 한다. 김유정문학촌, 박경리문학관 등 특정 작가의 문학세계를 조명한 문학관이 있는가 하면 추리문학관, 한국수필문학관 등 장르별 문학관도 있다.


■ 설립 경쟁 치열, 논란도 잦아 
국내 문학관은 대부분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관으로 작가의 작품과 유품 등을 수집·보존하면서 전시·연구 기능을 한다. 유족이나 기념사업회에서 건립했거나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이 설립한 경우가 많다. 최근 문을 연 기형도문학관은 고 기형도 시인(1960~1989)의 유족들과 광명시, 지역문화활동가들이 힘을 합쳐 만들었다. 광명은 시인이 자라고 가족과 살았던 곳이다. 유족과 기념사업회는 “작가·시인의 문학사적 가치를 살리고 그 가치를 전승한다는 점에서 문학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자체들은 지역 이미지 제고와 지역 주민에 대한 문화공간 제공 등을 명분으로 문학관 설립에 나선다. 특히 관광객을 끌기 위한 관광 인프라의 하나로 문학관 설립에 적극적이다. 현재 강릉, 광주, 울산, 제주 등에서는 지역 문학을 아우르는 문학관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잡음도 자주 인다. 2012년 강원 화천군에 개관한 이외수문학관이 작가 인기에 힘입어 지역 명소로 떠오르자 생존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관을 세우려는 곳들이 많아졌다. 지난 9월 경북 예천군이 ‘안도현문학관’을 건립한다고 발표하면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예천군은 문체부로부터 안도현 시인의 고향인 예천에 문학관 건립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알렸지만, 문체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안도현 시인은 트위터에 “제 이름으로 된 문학관을 만들지 않습니다. 시비를 세우지도 않습니다”라고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생존 작가 문학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생존 작가에 대한 문학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학관 건립은 적절하지 않다는 논리다. 


■ 문학관 역할에 대한 논의 필요 


기존 문학관들의 역할 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건물만 크게 지어놓고 수년째 전시가 그대로이거나 자료 자체도 부실하고, 기본적인 구성조차 형편없는 문학관이 많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이 같은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 국립한국문학관을 세우면서 권역별로 ‘거점 문학관’을 지정해 중앙과 지역 간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한국문학관에서 지역 문학관들과 함께 연구·전시 등 공동 사업을 개발하고 특정 프로그램 등은 지역 순회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지역 문학관의 열악한 운영 조건 등을 감안해 문학관에 전문 인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별도의 예산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문학관협회 설립 당시 관여한 정우영 시인은 “신동엽문학관이나 이효석문학관 등은 기획 전시나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며 역할을 하려는 시도가 보인다”면서 “지역 문학관도 잘 운영하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해당 작가와 문학 작품에 대한 현재적 의미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1202134015&code=960205#csidx98d32fad17e18f2912fc3831e53c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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