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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기념 문학 특강_김응교 시인_"윤동주와 기형도,잔혹한 낙관주의를 넘어" / 뉴스페이퍼 (2017.11.10(금))

관리자 │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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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문학관 개관 기념 강연을 통해 말하는

“암담한 시대에서 희망을 노래한 시인 기형도”



박도형 기자 | 승인 2017.11.10 08:44


[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안개”를 통해 문단활동을 시작, 1989년 요절한 기형도 시인의 문학 정신과 업적을 기리고자 하는 기형도 문학관이 지난해 6월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에 건립 공사를 시작해 오는 11월 10일 개관을 기념하며 9일부터 다양한 개관행사를 개최한다. 이번에 개관하는 기형도 문학관은 총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시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구성된 1층에는 기형도 시인의 생애와 문학 배경, 테마 공간과 같은 공간으로 나뉘어 시인의 자필 원고와 상패 등을 전시해 시인의 작품과 삶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2층에는 문학을 공부하는 이들을 위한 습작실과 도서자료실, 북카페, 다목적실이 들어서며 3층에는 강당과 주민을 위한 창작체험실과 함께 전시하지 못한 시인의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수장고가 위치한다.



<특별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김응교 교수 사진 = 박도형 기자>

개관 기념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9일 오후 3시 30분에는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의 특강 “윤동주와 기형도, 잔혹한 낙관주의를 넘어”가 진행됐다. 김응교 교수는 강연에 앞서 기형도 시인과 시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가 “어둡고 절망적인 시를 쓴 사람”이 주된 평가라며 “윤동주 시인을 끌어와 기형도 시인의 다른 면을 설명하고자 한다”는 인사를 통해 강연 내용에 대한 간단한 안내를 했다. 


이후 김응교 교수는 기형도 시인을 말하기에 앞서 윤동주 시인의 시를 설명하며 그의 시 세계가 “잔혹한 낙관주의”를 갖고 있다 말했다. 시인이 살았던 일제 강점기에 해방이라는 것은 “헛된 환상일 수도 있던 시기”였다는 말과 함께 윤동주의 시는 그 환상을 고집한다고 말하며 “잔혹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했다”고 표현했다. 


이런 배경을 설명하는데 김응교 교수는 시인의 “창구멍”, “병원”, “새벽이 올 때까지”, “별헤는 밤”, “서시” 등을 예로 들며 설명을 이어갔다. 시인의 시 “새벽이 올 때까지”를 설명하던 김응교 교수는 시 안에서 휴머니티가 계속해서 나온다며 “죽은 사람과 산 사람 모두에게 옷을 입히고, 젖을 먹이라는 시인의 말에서 그 어두운 시기를 버텨나가야 한다는 의지”가 있다며 그 끝에 “나팔이 들려 올 것이다라는 말로 맺음으로 희망을 노래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적 상황들은 다른 시에도 반복이 되며 이런 상황들을 통해 윤동주 시인이 처했던 환경에서 시인이 “꼭 절망만을 하지 않고 상황을 낙관적으로 노래했다”며 이런 배경으로 많은 이들이 윤동주의 시에 공감을 하며 읽게 된다고 설명했다.


<윤동주 시인의 시와 기형도 시인의 시를 PPT를 통해 설명하는 김응교 교수 사진 = 박도형 기자>

이어서 김응교 교수는 기형도 시인의 시에서도 이런 면이 보여진다며 “그가 꼭 절망과 죽음, 어둠만을 노래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시인이 살아왔던 환경과 시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기형도 시인이 문단활동을 펼쳤던 시기는 1980년대, 민주화가 격동했던 시기였다고 설명한 김응교 교수는 기형도 시인의 “대학시절”을 예로 들며 “책이 버려지고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던 시기에 시인은 살았다”고 말하며 독재정권에 저항하던 암울했던 시기를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이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 



     목련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 기형도 시인의 “대학시절” 일부 



김응교 교수는 시인이 대학시절 동안 느꼈던 상황들을 직시하며 그때 당시의 사회현상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시라고 소개했다. 또한 이 시를 통해 기형도 시인에 대해 김응교 교수는 “그 시기를 바라보던 시인은 그 사회와 대중들 사이에서 쓸쓸함을 느낀 것 같다”고 전하며 대중이 알고 있는 어둡고 추상적인 시를 쓰는 시인이 아닌 비극적 상황들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질문을 던지며 희망을 찾아가려고 했던 시인이라 설명했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마른 나무에서 연거푸 물방울이 떨어지고 
     나는 천천히 노트를 덮는다 

     (중략) 

     추억이 덜 깬 개들은 내 딱딱한 손을 깨물 것이다 
     구름은 나부낀다. 얼마나 느린 속도로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얼마나 많은 나뭇잎들이 그 좁고 어두운 입구로 들이닥쳤는지 
     내 노트는 알지 못한다. 그 동안 의심 많은 길들은 
     끝없이 갈라졌으니 혀는 흉기처럼 단단하다 

     (중략) 

     내 희망을 감시해온 불안의 짐짝들에게 나는 쓴다 
     이 누추한 육체 속에 얼마든지 머물다 가시라고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 

                                    -기형도 시인의 “정거장에서의 충고” 일부



<윤동주 시인의 시와 기형도 시인의 시를 PPT를 통해 설명하는 김응교 교수 사진 = 박도형 기자>


김응교 교수는 이어서 시인의 “정거장에서의 충고”가 그의 정점에 있는 시라고 소개하며 시의 첫 말에서 미안하지만 희망을 노래하려는 시인이 왜 미안하다고 한 것인가에 대해 “절망뿐인 상황 속에 희망을 말하려는 자신의 고백”이라고 설명하며 “공감을 일으키기 힘든 상황에서 말을 뱉는 그의 담담한 고백”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이런 절망뿐인 세상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기형도 시인은 “나는 쓴다”라고 말을 하며 “끊임없이 이 절망에서 희망을 노래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인의 자세에 대해 김응교 교수는 기형도 시인이 중앙일보에 입사해 기자로서 일을 하며 당시의 사회를 더욱 가까이에서 바라봤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응교 교수는 윤동주 시인과 기형도 시인의 공통점이 시 세계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식인으로서 일제강점기를 바라보고 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를 성찰했던 윤동주 시인, 기자로써 사회현상을 바라보며 그 암담한 세상을 이야기하고 그 안에서 희망을 찾고자하며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온 기형도 시인의 모습에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의 과정이 있었다며 “두 시인이 아픔을 노래하고, 암담함을 노래했다고 해서 그 시인이 절망과 슬픔에 잠겨 있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시를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과 “병원”,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과 “병”이라고 소개하며 시 속에 담긴 과정에 대해 “자기를 돌아보기 위한 과정이었을 뿐 두 사람은 희망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강연이 마무리 되는 자리에서 김응교 교수는 “입 속의 검은 입”이라는 시집의 제목으로 인해 “기형도 시인의 이미지가 어둡게 잡힌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하며 과거 자신이 기억하는 기형도 시인은 여러 이야기를 전해주고 노래를 좋아하며 사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던 열정적인 사람이었다고 소개하며 “죽음을 느끼기 어려운 사람”이었다고 소개했다.



<두 시인의 시에 곡을 붙여 노래를 부르는 김응교 교수 사진 = 박도형 기자>


그리고 그 두 시인의 마음이 느껴질 수 있는 윤동주 시인의 “나무”와 기형도 시인의 “램프와 빵”에 김응교 교수가 곡을 붙인 노래를 공연으로 선보이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응교 교수의 기념 강연을 시작으로 기형도 문학관 기념 개관 행사는 10일 소리꾼 장사익이 부르는 기형도 시인의 “엄마생각” 공연과 함께 극단 낭만씨어터의 음악낭독극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가 진행되며 11일 기형도 시인의 시를 캘리그라피와 페이퍼 커팅으로 표현하는 관람객 체험 프로그램 “종이 위에 그려진 시”와 함께 기형도, 진이정, 여림, 신기섭의 시를 주제로 한 문학총체극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가 진행된다.



박도형 기자  pdh@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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