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시인 은 1960년 3월 13일(음력 2월 16일) 경기도 옹진군
송림면 연평리 392번지에서 아버지 기우민과 어머니 장옥순
사이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1964년 경기도 시흥군으로 이사해
서면 일직리 706-1 (현 광명시)에서 타계할 때까지 살았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수준이 남달랐고 노래와 그림에도 소질을
보였다. 서울의 시흥초등학교·신림중학교·중앙고등학교로 통학
하는 동안 최상위 성적을 유지했고 다양한 예능 활동으로 친구
들과도 잘 어울렸다. 한편으로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가계
전체가 가난하게 살게 된 일, 바로 위 누나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
을 잃은 일, 안개가 많이 끼는 안양천이라는 주변 환경 등은 시인
의 내면에 깊이 체화되었다.
1979년 연세대학교 정법대학에 입학하고 나중에 정치외교학을
전공하지만 대학 생활은 주로 ‘연세문학회’와 더불어 했다.
캠퍼스에서 합평과 토론을 이어가며 암울한 1980년대를 이겨냈다.
1981년 방위병으로 입대, 근무지인 안양 지역의 ‘수리시’ 동인에
참여했다. 이때 초기작 여러 편을 창작했다. 복학하고 부지런히 작
품을 써서 기성문단에 투고하던 중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안개」 가 당선되어 등단한다.
졸업 전 1984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이후 정치부·문화부·편집부
등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의욕적으로 작품 활동을 했다. 이 무렵
‘시운동’ 동인을 비롯해 많은 선후배 문우들과 적극적으로 교류
했다. 시집 발간을 준비하던 1989년 3월 7일 새벽, 종로의 파고다
극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사인은 뇌졸중. 3월 9일, 천주교
수원교구 안성추모공원에 안장되었다. 같은 해 5월 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이 출간되었다.